박은미 과천육아종합지원센터장, "육아, 이젠 스트레스 받지 말아요."

복지행정학서 아동복지전환..매년 어린이집 방문 보육실습

“육아, 더 이상 한 가정의 책임만이 아니라 범국가적인 책임입니다.”

박은미(51) 과천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아동복지 교육 1세대이며, 자신도 교육과 육아로 맘고생한 경험때문에 육아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많다.

육아는 아이와 부모가 서로 맞물려 가지만 관심은 아이에게만 집중된 반면, 키우는 부모에 대한 입장은 고려하치 않는다.

키우는 사람의 불안한 심리는 바로 아이에게 전달된다. 이때 받은 아이의 상처들은 어떤 형태로건 드러나기 때문에 올바른 육아에 대한 지식과 건강한 심리상태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 키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헌신한 모든 어머니들은 박수를 받을 만하죠. 지금이야 어느 정도 육아스트레스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몇년전만 해도 무관심했어요. 여자가 육아를 맡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이죠. 이점을 바꾸기 위해 공공시설인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생겼어요.”

박 센터장은 대학시절 행정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사회복지를 접목해 복지행정학을 배우고 당시에는 생소한 아동복지로 전환했다.

아이의 영향이 컸다. 박사과정을 진행할 당시, 아이는 세살이었다. 한창 놀기 좋아하고 이곳저곳 돌아다닐 시기다. 그러나 정작 아이와 자주 놀아주지 못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아동복지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했다.

“박사과정 때 아이가 세살이었어요. 공부할 것이 많은데 집에만 오면 아이가 놀아달라고 보챘죠. 속으로 아이가 빨리 잠들길 원했어요. 책 한자라도 더 봐야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데 아이는 놀길 원하니까요. 이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알고 책에만 함몰돼 세상을 바라보지도 않아요. 특히 ‘한 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 여자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제 어머니의 희생도 있었습니다. 바쁜 학업에도, 유학을 다녀올 때도 육아를 맡아줬어요. 참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그래서 제가 겪은 상황을 지금 부모들이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죠.”

경기중부지역(안양, 안산, 의왕, 과천, 군포, 광명)에서 활동할 보육교사를 양성하고 있는 안양보육교사교육원에서 강의를 맡은 것도 도움이 됐다. 보육교사 실습을 위해 해마다 어린이집 200여곳을 방문했다. 이들과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파악하는데 수월했고 파악된 점은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업무에 접목해 개선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육아를 부모가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가 맡고 있는 점에서 착안, 이들을 대상으로 육아지원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세대간 육아방식의 변화로 인한 새로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함께 키우고 함께 웃는, 행복한 육아 실현’을 목표로 운영되는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민관의 징검다리 역할과 보육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영유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호하고 교육하는 일은 더이상 한 가정의 책임은 아닙니다. 그래서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과 육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러브맘 카페를 운영하고 있죠. 이곳은 전문 보육교사 선생님들이 전담으로 아이들을 보육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또 부모와 신체활동을 하면서 노는 공간인 자유놀이실도 있고 장난감을 대여해 주는 장난감도서관도 있어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어요.”

박 센터장은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보육교사의 자긍심, 아이들의 자존감, 육아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 언제나 오고 싶은 장소로 만든데 매진하고 있다.

정현·최남춘기자/face001@joongboo.com

[출처: 중부일보 20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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